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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그것은 인간을 지상의 다른 모든 것과 구별하는 영구불멸의 불꽃이다". 어느 작가가 한 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폴 오스터의 [동행]을 보고 나서, 미스터 본즈의 마음을 훔쳐보고 나서도 과연영혼을 인간만의 고유한 불꽃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보고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오만한 인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만물에 불꽃같은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에니미즘의 신봉자가되는 일만 남았다.
[동행]의 원제는 팀벅투(Timbuktu)다. 맨처음엔 일본어의 영어표기인줄 알았다. 그러나 팀벅투는 실은 죽은 뒤 가는 저세상을 뜻하는 윌리의 은어다. 윌리는 시인답게 영혼들의 오아시스 로 팀벅투를 설명한다. [동행]은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과 유머를 잊지 않는 폴 오스터의 유머감이 충실하게 드러난 소설이다. 이야기 초반부의 애견과 주인의 이름에서도 그런 장난스런 유머감이 드러난다. 마치 미스터 본즈가인명이고, 윌리가 견명(犬名)처럼 착각하게끔 시작되는 도입부가 장난스럽다. 폴 오스터의 마법적인 이야기는 잡종개 미스터 본즈의 청각과 후각 그리고 그가 꾸는 초현실주의적 꿈을 통해 전개된다. 노숙자 윌리의 삶을 통해서 고독과 죽음 그리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질문하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미스터 본즈를 통해서 존재론적 공포 를 드러낸다.
소설은 월리의 단짝 친구 미스터 본즈가 들려주는 윌리의 일생과 본즈가 마주치는 이런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기본적으로 인간과 개의 우정을 소재로 하여개의 눈에 비친 인간 세상과 진정한 삶의 의미를캐묻고 있다.
"본즈, 그게 바로 내가 꿈꾸던 일이야.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 우리 영혼의 우중충하고 단조로운 구석구석마다 아름다움을 깃들게 하는 것. 토스터 기계 하나로 그렇게 할 수 있고, 시 한 편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고, 또 낯선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행위로도 그렇게 할 수 있어. 어떤 형식이 되든 상관이 없는 거야. 자기가 알고 있는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 떠나는 일. 그게 이 세상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위일 거야."(87쪽)
미스터 본즈는 사람의 말귀를 알아듣는 재주가 있는 노쇠한 개다. 그의 주인이 되는윌리 G. 크리스마스는 심한 폐병을 앓고 있는 떠돌이 시인이다. 시인으로 대성할 수도 있었지만 마약, 정신분열증, 술과 방랑벽으로 망쳐놓고 말았다."우스꽝스러운 시인, 자칭 산타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자, 더러운 누더기를 그대로 걸치고 다니는 떠돌이"가 된 윌리는 거시적으로 보면 당시 미국의 몽상가적인 시대정신의 산물이기도 하다. 윌리는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두 가지 일을 마무리지으려 노력한다. 자신의 원고를 과거 자신의 영어 선생님이던 비 스완슨 부인에게 안전하게 건네는 일과 미스터 본즈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일이다.
"8월의 어느 날 아침, 병든 주인과 함께 볼티모어 거리를 힘겹게 터벅터벅 걸어가던 본즈에게 날벼락처럼 떨어진 이 난관. 주인 없이 혼자 남은 개의 신세란 죽은 개와 다를 바 없었다. 윌리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곧이어 닥칠 자신의 죽음이 아니겠는가. 물론 윌리는 그 이전부터 이런 일을 예감하고 그에게 수시로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본즈도 이젠 귀가 따갑도록 들은 터라 줄줄 암기할 정도까지 되었다. 떠돌이 개 사냥꾼이나 경찰 나리들을 어떻게 피해 가는지, 죄수호송차나 아무 표시가 없는 자동차를 만나면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이른바 자선단체나 사회단체에서 왔다는 위선자들이 아무리 온갖 감언이설로 유혹해도 넘어가서는 안되며, 그들이 말하는 <안식처>나 <피난처>란 바로 고통과 시련을 뜻한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그물이나 진정제 총으로 시작된다고 했다. 그러다 그것이 개 우리와 형광등 불빛의 악몽으로 이어지고, 급기야는 죽음의 주사나 독가스로 끝난다고 했다. "(9쪽)
동행 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영화다. 낯선 이방인 윌리와 그의 애견 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는 인간과 개의 우정을 모티브로 삼았고,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과 그 세상을 초월하는 영원성을 테마로 잡았다. 무엇보다도 긴박한 스토리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상황 묘사가 뛰어난, 책을 읽는 시간이 쏜살처럼 흐르는 수작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윌리 G. 크리스마스의 영리하고 충직한 애견 의 시점으로부터 시작된다. 믿음직한 콜리의 기질이 스며 있기도 하고 스파니엘의 피가 섞여 있기도 하고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생김새를 닮기도 한 잡종 개 는 그의 주인 윌리와 함께 볼티모어와 메릴랜드에 이르는 광대한 의 모험을 떠난다. 그들의 긴 여정에서 떠오르는 생각들, 꿈들, 그리고 기억들은 적어도 아리스토텔레스만큼이나 멀리 거슬러 올라가는 아득한 물음을 던진다. 선의 본질은 무엇인가? 무슨 까닭에 인간은 다른 종의 동물들보다 우수하게 진화해 왔으며, 그들의 벗인 개들은 과연 영혼을 가지고 있는가? 무엇이 천국이며, 개는 거기에 이를 수 있는가? 이러저러한 의문들은 쉼이 없으며 어렴풋한 답들이 잇따라 꿰어 나온다. 동행 을 읽은 후에 우리의 의식은 깨어나고 그로써 새롭게 변화된 몸뚱어리로 낯선 세계를 어슬렁거린다. 이것이 폴 오스터의 마법이다.
언론평
단지 그와 재능이 비슷한 사람들 가운데서 오스터 혼자만이 단순하게 언어를 구사하고 재미있게 글을 쓴다. 천부적 이야기꾼 오스터의 업적은 대중에게 친숙한 도구들을 가지고 문학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다. 그의 작업은 조숙한 12세 아이들의 성년 입문서가 될 수도 있고, 학부 졸업 수준의 메타 픽션과 내러티브 이론에 관한 문학 세미나에서 읽혀질 수도 있다. …… 동행 을 읽은 후에 우리는 다시 깨닫게 된 의식들과 새롭게 변화된 정신을 발견한다.
― ?보스톤 글러브Boston Globe?, Paul Kafka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뉴욕 3부작 으로부터 달의 궁전 , 우연의 음악 , 거대한 괴물 에 이르기까지 폴 오스터는 같은 주제들을 검증한다. 무작위성과 우연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역할, 진실의 불가해성과 정체성, 그리고 언어의 한계와 자유 의지가 바로 그것들이다. 그는 다시 한번 새로운 소설 동행 을 발표했고, 그 안에서 완벽한 주제와 이 주제들을 다시 검증하기 위한 서술 전략을 실험하고 있다. 그는 개의 시각으로부터 개와 주인의 이야기를 했고 이것은 마법이다.
― ?뉴욕 타임스 북리뷰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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