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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이들과 함께 읽는 그림책이 참 반갑게 느껴진다.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에게 바치는 그림책이라 호기심으로 펼쳐든  < 달님을 사랑한 강아지 > 표정없는 서커스단의 강아지와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과는 어떤 사이일까 궁금했다.  온통 그림이고 슬씨는 최소화해서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넘길때마다  아이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건네며 상상하게 한다.  무대 장치인 달님을 바라보는 강아지의 눈빛이 기억에 남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달님이 낯설지 않더라구요.  어디서 만났을까 생각해보았는데 그림책을 끝까지 보고 이유를 알게되니  더욱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네요. ^^ 강아지는 달님을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서커스 공연이 끝난 후 낡은 무대장치인 달님은  바닥에 떨어져 찌그러져버려요.  더이상 낡은 달님은 쓸모가 없어진거에요. ㅠ ㅠ  왠지 참 슬프죠?  달님을 사랑한 강아지에겐 더더욱 슬픈일이었을거에요.  강아지는 달님을 수레에 태워 어디론가 떠나는데요...  달님을 지켜주는 강아지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더라구요.  대학때 영화개론 수업때 반드시 만나게 되는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 포스터에서 만날 수 있는 달님이 되어 많은 이들 마음에 남게되네요. ^^ 조르주 밀리에스 감독의 영화를 떠올린다면  그림책이 주는 색감까지 너무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될거에요.  어느것하나 소중하지 않을 것이 없다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너무도 감동적인 그림책이 아닌가 생각이들어요.   

달님을 사랑한 강아지! 서커스단에서 재주를 부리는 강아지는 무대 장치였던 낡아빠진 달을 좋아합니다. 공연이 끝나자 더 이상 쓸모없어진 낡은 달은 버려집니다. 강아지는 보금자리인 서커스단을 떠나 버려진 달을 수레에 싣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리로 나섭니다. 달과의 소중한 우정을 지키기 위해 낯선 거리를 떠도는 강아지. 과연 강아지의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그 앞에 기적처럼 나타날까요? 이 그림책에는 무성영화의 개척자인 조르주 멜리에스를 존경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그에게 바치는 한 편의 무성영화 같은 이 그림책에는 장면을 바꾸는 데 필요한 짧은 문장 이외에는 글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서커스 천막의 밧줄을 타고 오르는 쥐, 텅 빈 거리, 비를 품고 있는 검은 구름, 뒹구는 낙엽, 음식점 앞의 쓰레기통, 차가운 빗방울…… 등, 화면을 가득 채우는 세밀화들을 통해 독자들은 그 시대의 이야기와 더불어 다양한 상상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커스와 같은 전통 공연 무대에서 새로운 영상 예술로 사람들의 관심이 옮아가는 1900년대 파리의 분위기를 시설물이나 영화 광고판 같은 그림에서 엿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쓸모없어져 버린 낡아빠진 달의 가치를 알아보는 그림책 속의 신사와 조르주 멜리에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사랑 때문에 어려움에 처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울지라도,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우는 이 그림책에서 쉽사리 눈길을 돌릴 수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