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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계획표’하면 방학이 생각난다. 학창시설 방학 며칠전 선생님은 방학계획표를 작성하는 숙제를 내 주시곤 했다. 둥근 원에 하루 생활의 계획을 세워 가면 선생님은 “먹고, 놀고, 또 먹고, 또 놀면 공부는 언제하니?”하시며 몇 번을 고치게 하셨던 기억이 난다. 생활계획표는 그냥 계획표일 뿐이었다. 너무 거창해서 2~3일 지키다가 포기하거나, 정신없이 놀다보면 지키지 못하기 일쑤였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다 그렇다. 그래서 아이들이라 생각한다. 저자 마이클 타운젠드는 지켜지는, 실천할 수 있는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주인공 미스터볼을 통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로 내용을 담았다. 너무 거창해서 결심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계획이 아닌 실천할 수 있는 쉬운 계획을 세우면 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 미스터 볼은 계획표 짜는 것을 좋아하지만 지킬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아침먹기, 껴안아주기, 저녁먹기 등 아주 쉬운 계획을 즐기면서 실천하게 된다.발랄하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빡빡한 계획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실천할 수 있는 계획세우기로 자신감을 심어주고 실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책이다.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자존감을 키우는 교육이 되기 때문이다.

계획표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보람찬 하루를 마무리해 볼까요?벌집을 안아 줬더니 성난 벌떼가 쫓아와요. 벌떼를 피해 물속으로 풍덩! 이번에는 토끼 가족을 안아 주려는데, 엄마 토끼가 난데없이 발차기를 날리네요. 하늘을 날다 떨어진 곳은 곰 아저씨의 푹신푹신한 뱃살! 고마운 마음에 안아 주려는데 곰 아저씨는 눈에 불을 켜고 사납게 달려드네요. 스컹크의 방귀로 곰 아저씨 발길을 돌리는 데 성공! 그런데 아뿔싸, 미스터 볼이 그만 냄새 괴물이 되었어요. 이제 아무도 미스터 볼에게 안기고 싶어 하지 않아요. 과연 미스터 볼은 오늘의 계획표를 끝마칠 수 있을까요? 불쑥 벌어지는 사건에 풀 죽지 않고 끝까지 계획을 실천하는 일! 마음을 굳게 먹은 어른한테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하지만 일상의 자잘한 고비를 넘어 목적에 도달하면 그만큼 몇 배로 개운하고 뿌듯하지요. 미스터 볼이 스스로 짠 계획표를 이정표 삼아 벌이는 모험은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의 힘으로 하루를 보람차게 끝내는 법을 일러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