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할매의 봄날

ourhd 2024. 1. 1. 13:55

엄마 노릇, 사람 노릇 나이 오십을 넘어서며, 불현듯 맞닥뜨린 생각.  이제껏 내가 옳다고 굳세게 믿어온 것은 여전히 옳은 것인가? 이영복할머니께서 가만히 다독여 주신다. 성심을 다해 열심히 살아보라고, 행복하라고. 어르신, 고맙습니다.

할매가 살아온 세월의 천을 막 한글을 뗀 거친 문장으로 엮은 백 쪽짜리 치마 한 권66년 전, 열일곱 소녀가 산골로 시집을 갔다. 시집 올 때 입었던 빨간 새각시 치마를 두르고 처음 산에 땔 나무를 하러 간 그녀, 산 임자 할아버지와 마주쳤다. 부끄럽고 무서웠던 그녀는 같이 갔던 아주머니 뒤로 숨었었다. 그랬던 그녀의 빨갛던 새각시 치마가 색이 바래고, 이곳저곳 떨어진 치마가 되고, 황토색, 검정색, 파랑색 천들로 얼기설기 엮인 백 쪽짜리 치마가 되었다. 그리고 밥 먹을 만한 땅을 얻었다. 무명실과 자투리 천으로 떨어진 치마를 기우며, 자식들을 낳고 그들과의 인연을 붙잡아맸다. 그렇게 한 소녀가 뿌린 씨앗으로 한 가족이 탄생하고 그 가족이 대가족이 되었다. 복숭아 빛 볼의 소녀가 주름으로 뒤덮인 얼굴로 처음 학교에 나갔다. 갈퀴 같은 손으로 연필을 잡은 할매는 글자라는 실을 얻었다. 할매는 바느질 하던 소녀의 모습으로 지나온 세월의 천 조각들을 모으고 꿰어 또 하나의 백 쪽 치마를 만들었다. 그 결과인 이 책은 한 소녀가 할매로 변하는 시간으로 엮은 백 쪽짜리의 치마이다. 한 땀, 한 땀 바느질 하면서 담은 소박한 마음과 울퉁불퉁하지만 따뜻한 온기가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지길 바란다.

서문 - 엄마의 공부

1장_ 여든 번째 봄
- 씨앗은 물을 기다렸다

5월 17일
가방 여섯 개
글씨
세상에서 가장 맛난 국밥
산 임자 할아버지
백 쪽 치매
11월 30일
공부처럼 좋은 건 없다
이희정 선생님께
세상엔 배울 게 많아
외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하늘에 계신 당신에게

2장_ 인생은 하루하루가 여름이다
- 뜨겁던 뙤약볕, 소나기, 시원한 바람 다시 땡볕과 폭풍
여름
1월 23일
자식들과의 첫 만남
큰아들
남편
1월 20일
고마운 할아버지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3월 29일
복 받는 누룽지

3장_ 단풍은 시나브로 물든다
- 햇볕에 여문 한나절, 예쁜 색이 곱기도 아쉽기도…
가을
7월 23일
해가 좋으면 생선을 말리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쌀
밥 짓기
그분의 깊은 속은 알 수가 없어
11월 22일
성태 보아라
수영에게
할머니가 사랑하는 선우에게
인기 좋은 우리 마당

4장_ 봄이 오려고 겨울이 춥구나
- 서운한 듯하게, 그렇지만 때에도 맞게, 그렇게…
겨울
이영복 삼행시
복 많은 사람
나도 혼자서 살아보고 싶었다
12월 25일
내 마음의 상처
영복이에게
11월 6일
집에 와서 밥 먹어라
친정 어머니
내게 남은 숙제
김영희 쉼터
지는 게 이기는 것
행복

부록_ 우리 엄마
저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엄마는 초능력자
공부의 재미, 요즘 사람은 몰라
아버지는 농사꾼
엄마는 울보
아버지는 대장이다
엄마한테 없는 것
프랑스 여행

후기 -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가족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