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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다. 요네자와 호노부가 써낸 일상의 미스테리와 닮았지만 주인공 도재인은 훌륭한 탐정이면서 한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는 한계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고 또 한명의 주인공이라 할 안성현은 마지막까지 속을 알기 힘든 캐릭터다.다양한 에피소드중에서 제일 맘에 드는 건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이야기가 펼쳐지는 크리스마스에는 집으로 돌아온다 이다. 전쟁이 끝난지 얼마 안된 고택 등유당에서 총명하고 재능이 넘치는 소녀가 척추 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과 썸을 타며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는 이 에피소드는 배경에 깔리는 유령 소동과 맞물려서 꽤 시각적으로 훌륭한 장면을 보여준다. 플래터스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이 에피소드 덕분에 유튜브에서 노래도 찾아봤는데 나에게는 생소했던 캐롤.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마지막에는 제주도의 굿판까지 연결되는데 결론적으로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도재인과 안성현 콤비의 활약은 로맨스로 쉽게 이어지나 싶더니 그마저도 마지막에는 어찌될지 모르겠다 싶다.미니시리즈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 작품이고.. 말 그대로 오컬트한 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집중하거나 시니컬하지도 않은 수위 조절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다.. 정도로 독자가 해석할 수 있게끔 여지가 있다.요네자와 호노부가 써냈던 고전부나 소시민 시리즈를 즐겨 읽었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드라마에서 PPL이 나오는 거 보면서 땡땡땡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라면 소설에서 그런거 없이 등장하는 동시대의 상표명과 건물명 같은 것들을 보며 후련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가?
일상에서 풍기는 오컬트한 향기를 쫓다 맞닥뜨린 여섯 가지 수수께끼
가장 불가사의한 것은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

프리랜서 작가이자 번역가인 ‘나’는 다리를 크게 다친 뒤 일이 끊기고 만다. 작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점집 동지인 경은의 소개로 새로 창간하는 잡지에서 원고 청탁을 받는데, 소재는 바로 오컬트! 점성술, 풍수, 파워 스폿, 부적, 흉가와 기 클리닝 등을 소재로 일상의 사건을 해결하는 오컬트 로맨스 미스터리 스타트!

주로 번역가로, 또한 칼럼니스트와 서평가로 알려진 박현주가 이제까지 쌓아온 경험과 다채로운 관심사를 집약하여 내놓은 일상 미스터리. 나의 오컬트한 일상 은 작가의 분신이라 할 수도 있을 ‘나’가 오컬트 관련 원고 집필을 위해 취재를 하면서 만나는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연작 단편집이다. 소설로서는 데뷔작이지만 문학 전반에 걸쳐 번역과 칼럼으로 익숙한 이름인지라 마치 벌써 몇 번째 작품을 내놓은 것만 같은 착각이 들 만큼 그의 소설 출간은 자연스럽다.

나의 오컬트한 일상 은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후더닛(Whodunnit), 즉 누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에 초점을 맞춘 미스터리의 구성을 따르고 있지만, 거기에 오컬트라는 소재를 덧입혀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길 없는 현상에 나름의 설명을 끌어내어 추리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미스터리에서 느끼기 힘든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장르적인 재미와 더불어 이 작품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작가가 세심하게 관찰한 일상의 감정들. 그중에서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언제나 불확실성 속에서 고민하고, 단서를 모아 상대의 마음을 추적해나간다. 모두가 탐정이 되었다가, 풀리지 않는 퍼즐을 발견하면 미신을 믿 기도 한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가 의 답을 애타게 찾는다. 그것이 나의 오컬트한 일상 의 주제이자 작가가 말하고 싶은 핵심이기도 하다.


4장 천사의 눈 (Angel Eyes) 007
5장 크리스마스에는 집으로 돌아온다 (I’ll Be Home for Christmas) 103
6장 낙원의 낯선 사람 (Stranger in Paradise) 261
에필로그 - 이듬해 3월
작가 후기 407
감사의 말 412
참고 문헌 414